맥주이야기 : RTD 주류는 뭘까? (KGB, 머드쉐이크 같은 종류)

이것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간혹 맥주 코너에 가보면 이상한 맥주들이 멀뚱히 한 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KGB, 머드 셰이크, 후치아이스, 보드카 크루저 등등이 그것이죠. 그리고 요새는 지카시보리, 템트(TEMPT) 같은 주류도 그 좁은 맥주 코너를 차지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주류들이 맥주일까요? 맥주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면 답은 간단히 나옵니다.

 

맥주란?

맥주 순수령에 따르면 물, 맥아, 홉, 효모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것을 맥주라고 하지요. 이렇게만 정의하면 벨기에 밀맥주(witbier)나 밀맥주(바이젠)도 맥주가 아닌 술이 되어 버리니 너무 엄격한 정의네요.

 

그럼 이런 술들은 뭘까?

통상적으로 맥주란 맥아와 홉이 들어간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맥아와 홉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위의 주류들은 맥아와 홉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주류를 RTD(Ready To Drink)라고 부릅니다. 칵테일은 바에서 주문하면 쉐킷 쉐킷 해서 만들어 주지요. RTD는 말 뜻 그대로 미리 만들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이라는 뜻입니다.

 

RTD의 귀환

KGB는 보드카를 기반으로 레몬 등의 향을 첨가해서 만든 RTD입니다. 이처럼 RTD는 보통 럼, 보드카, 데낄라 등의 증류주를 베이스로 각종 향과 탄산을 첨가하고 도수를 맞춰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주류를 말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RTD들이 수입맥주에 좀 밀리는 느낌이었는데요. 몇 년 전부터 템트(TEMPT)와 호로요이 때문에 다시 핫해지고 있습니다.

 

템트(TEMPT)

먼저 템트(TEMPT)는 과실주와 탄산수를 섞은 네덜란드 RTD입니다. 4.5도의 낮은 도수와 과일향 때문에 여성분들이 많이 선호하고 있는 RTD입니다.

그리고 일본 여행이나 출장을 통해 입소문을 탔던 호로요이가 이제는 수입이 되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호로요이 같은(욕 같이 들리는 건 함정;) 일본의 RTD는 소주(焼酎)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요. 일본에서는 츄 하이(酎ハイ)라고 부릅니다. 일본에서는 칵테일을 하이볼이라고 부르는데요. 위스키 기반이 아닌 소주(焼酎) 기반의 RTD를 따로 지칭하기 위해 소주(츄)+하이볼을 합성해서 츄 하이(酎ハイ)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호로요이와 지카시보리라는 츄 하이(酎ハイ)를 롯데마트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혼시보리, 지카시보리... 시보리(搾り)라고 끝나는 RTD는 다 츄 하이(酎ハイ)라고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시보리(搾り)라는 말이 별로는 뜻인데, 레몬이나 과일을 착즙 했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자면 우리나라의 순하리나 자몽에 이슬 같은 소주도 구분한다면 RTD의 범주에 들어 갈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주류라서 맥주 코너에 어중간하게 위치하고 있지만, 시장이 커지면 RTD 코너가 따로 만들어질 거라고 예상됩니다. 이런 RTD를 따로 소개해 드리지 않은 건 맥주 카테고리에 어정쩡한 녀석이라서 그런 거지 별 뜻은 없답니다.

 

RTD는 여성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도수도 낮고 과일향도 매우 향기롭거든요. 다만, 개중에는 너무 인공적인 향이 나는 녀석들도 있는데 그런 것만 잘 피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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