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리뷰] 브루독 인티 페일 에일 (Brewdog Indie Pale Ale) - 4.2%

스코틀랜드의 브루독(BrewDog) 양조장에서 만든 인디 페일 에일(Indie Pale Ale)이라는 맥주는 이름 상으로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4.2 % 의 가벼운 페일 에일 타입입니다. 인디아(India)와 인디(Indie)의 유사성으로 나름의 언어유희가 들어간 네이밍이기도 합니다.

크래프트 맥주 문화가 글로벌 맥주 대기업의 라거에 비해 맥주 시장에서는 인디 문화이기에 이런 이름을 붙였습니다. 브루독(BrewDog)에서는 영국의 맥주 시장에서 인기 있는 칼링이나 포스터스, 스텔라 아르투아 등과 겨룰 수 있는 크래프트 맥주라는 개념으로 인디 페일 에일을 내놓았고, 미국의 Mosaic, Cascade, Simcoe 홉이 사용된 이 맥주는 놀랍게도 500ml에 3천 원대라는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4캔 만원이라는 수입 맥주 공식에 비한다면 높지만, 동일한 페일 에일에서 다른 수입 맥주와 가격 비교를 하면 확실히 저렴하며 다른 페일 에일은 용량도 330ml입니다. 브루독(BrewDog) 브랜드 내의 가성비 상품이라 볼 수 있네요.

맑진 않지만 아주 탁하지도 않은 짙은 금색입니다. 폭발적이지 않지만 적당한 구아버, 패션푸르츠, 망고 등의 열대 과일과 은은한 사과나 꿀, 약간의 바나나 등이 있습니다. 향은 여러모로 과일스럽다(Fruity)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탄산은 많지도 적지도 않게 포화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하고 가볍고 밝은 포지션을 구축했고, 부담 없이 편하게 마시기에 좋은 맥주라 보았습니다. 맥아에서 나온 단 맛이 딱히 깔리는 것 같진 않습니다. 홉에서 나오는 열대과일이나 은근한 솔 맛이 있고 효모에서 나왔을 거라 파악되는 약간의 단 과일 맛이나 농익은 사과 같은 발효 에스테르가 포착이 됩니다.

 

비록 노골적으로 바이젠 + 강한 홉의 조합처럼 효모와 홉의 과일 맛이 뿜어져 나오는 정도는 아니지만 가볍고 연한 톤을 유지하는 가운데 과일의 느낌이 어렴풋 보다는 조금 더 나와 맛이 맹하다 생각되진 않네요.

 

홉에서 야기된 쓴 맛은 매우 적은 편이라 봅니다. 대신 밝은 베이스 맥아(Pale Malt)에서 비롯되었을 고소한 곡물 맛이 마시고 나면 뒤에 남아줍니다. 가성비 좋게 라거 위주 시음자들을 대상으로 무난하면서 특색 있게 만들려는 기색이 뚜렷합니다. 따라서 해당 타겟층에서 벗어난 저 같은 사람이 마시기에는 허전한 상품 같다는 소감이긴 하지만, 콘셉트를 놓고 보면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