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리뷰] BrewDog Nanny State (브루독 내니 스테이트) - 0.5%

스코틀랜드 스타일, 브루독

스코틀랜드의 브루독(BrewDog)에서 만드는 맥주가 전부 세고 과격한 것은 아니지만, 몇몇 유명세를 얻은 기획들에 도수가 높은 맥주들이 존재하긴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높은 알코올로 소비자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비판을 듣자 그것에 반응하여 Nanny State를 출시했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유모처럼 잔소리하는 국가' 쯤으로 역시나 적당히 수긍하지 않고 또 반항기를 내보입니다.

 이 맥주가 브루독(BrewDog)의 여러 상품들 가운데서 잘 알려진 까닭은 극단적으로 낮은 알콜 도수 때문입니다. 사실상 알코올 프리 취급을 받는 맥주들이 0.5% 미만들로, 내니 스테이트는 크래프트의 알코올 프리 맥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니 스테이트는 페일 에일과 유사하게 제작되었는데, 알콜 도수는 극단적으로 낮아도 홉의 사용량은 상당합니다. 사용된 홉도 보면 아마릴로, 아터넘, 캐스케이드, 센테니얼, 콜럼버스, 심코 등 쟁쟁한 미국 품종들로 채워졌습니다.

 

홉의 향을 살리고 도수를 낮춰 마시기 편하게 만든것들을 세션(Session)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게 크래프트 쪽에서 흔한데, 그래도 세션(Session) 제품들은 보통 못해도 3% 도수는 넘습니다.

 

반항정신에 0.5% 의 극단적인 페일 에일을 만들게 되었는데 무알콜 맥주 같은 전형적인 맛이 적고 품질만 좋다면, 펍에서 맛이 없는 무알콜 맥주 대용으로는 좋은 대안상품이 되어줄 것 같긴 합니다.

 

색상은 예상보다는 짙은 붉은 호박색을 띕니다. 향은 무알콜 계통 맥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눅진한 단 내와 삼, 감초 같은 향들이 존재하였고 한 편에서 미국 홉들의 과일 향이 나오기는 했으나 무알콜 맥주의 향을 감추지는 못했다고 봅니다.

 

탄산감은 살짝 있는 편이라 적당히 청량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당연히 가볍고 연합니다. 맛에서도 무알콜 맥주의 전형적인 눅눅하고 그을린 당과 식빵 테두리와 같은 맛이 등장하며, 미국 홉들의 감귤, 열대과일 맛은 옅게 나오면서 약간의 솔이나 풀과 같은 면모가 조금 더 살았습니다.

 

홉의 쓴 맛은 특별히 남지 않고 뒷 맛은 구운 빵의 고소하면서 살짝 떫은 풍미로만 남아주는 기분이네요.

 

앞에서 말했듯 정말 페일 에일의 면모를 갖추면서 도수가 0.5 % 였다면 펍에서 마실 가치가 있을텐데, 살짝 홉이 있는 전형적인 무알콜 맥주였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