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리뷰] 시메이 골드 (Chimay gold) - 4.8%

벨기에 트라피스트들 가운데서 가장 유명하고 널리 퍼진 시메이(Chimay)의 정식 맥주는 총 3 종류입니다. 라벨의 색상에 따라 불리는 이름인 레드, 화이트, 블루로 이들 세 가지의 맥주들은 이미 블로그에서 시음을 완료했었죠. 이번에 시음하려는 Chimay Dorée라고도 불리는 시메이 골드(Chimay Gold)는 어찌 보면 Chimay의 비공식적인 맥주로 다른 3 종만큼 시장에 풀리지 않는 제품입니다.

 

4.8%의 시메이 맥주들 가운데서는 가장 낮은 도수를 보유한 시메이(Chimay) 골드는 본래 수도원 내 수도승들이 자체생산 자체 소비의 목적으로 만들던 맥주였습니다. 초기에는 상업성을 띄지 않았던 시메이 골드입니다. 따라서 수도원 내부나 수도원과 밀접한 카페 등에서만 맛볼 수 있던 맥주가 시메이 골드(Chimay Gold)이며, 트라피스트 계에서는 patersbier라고 불리는 것들에 속합니다.

 

2년 전에 리뷰했던 Westmalle Extra 와 같은 그룹군이죠. 2007년 이후부터 시메이 수도원 근교 카페에서 드래프트로 판매, 이후 영국이나 이탈리아의 몇몇 펍에서도 제한적으로 풀리고 있습니다. 재작년 말에 트라피스트 맥주들 중 기본 라인업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저를 포함한 사람들은 우와!라는 반응들을 보였었지만, 이제는 화이트, 레드, 블루 등의 기본 라인업은 대형마트에서 팔 정도로 너무 당연해진 감이 있고, 수도원 비공식 맥주 Chimay Gold까지 들어왔습니다. 참 1-2년 사이에 이렇게 급변한 거 보니 맥주 열풍이긴 열풍인가 봅니다.

 

탁한 기운을 지녔으며 연한 노란 색상을 띕니다. 거품은 깊게 형성되며 빠르게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코리엔더(고수) 씨앗을 연상케 하는 향이 강하며 달달한 캔디나 시럽이 떠오르는 향도 나타납니다. 꽃 밭에 드러누운듯한 화사함 향긋함이 아름답네요. 벨기에 효모에서 자주 발견되는 오렌지, 사과 등등의 새콤 상큼하면서 알싸한 향은 그리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달콤한 향내가 진동하며 다른 향들은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탄산감은 무뎌서 마시는데 걸리적거림이 없습니다. 무게감은 역시 가벼워서 부담이라곤 찾아보기 힘듭니다. 입에 닿는 느낌은 부드럽고 폭신했습니다. 끈적이고 두꺼운 질감은 아니지만 나름 안정적입니다. Chimay Gold의 맛은 향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습니다. 꽃, 향신료(코리엔더), 은근한 허브스러움이 돋보였고 맥아적인 단 맛이 없기 때문에 화사한 맛이 쓸고 지나가면 뒤에 남는 맛은 곡물 빵과 같은 고소함이 아련하게 찾아옵니다.

 

고소함과 함께 후추스러운 알싸함이 약간 감지되었으나 대체적으로 소녀감성의 아름다움이 지배적인 맥주였습니다. 벨지안 화이트(Belgian White)스러운 면모가 강했습니다. 시메이 블루(Blue)와는 매우 상이한 성격을 지녔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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