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맥주기업인 기린(Kirin)의 대표 맥주라면 우리나라에도 수입되고 있는 '기린 이치방'입니다.
사실 기린 이치방은 1990년에 소개된 라거비어로 기린의 맥주 역사는 19세기부터 시작되었으니 이치방 이전에 존재하던 맥주들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기린 클래식 라거'는 일본 쇼와시대 40년 기린을 대표하는 라거 맥주였고 대략 1966년쯤이 됩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크라운 맥주가 다시 나오기도 했고, 아사히에서도 마루에프와 같은 옛 맥주 복원 콘셉트가 있었듯 이치방이 대세가 된 후 밀려난 맥주를 다시 만든 게 클래식인데, 이치방 대비 알코올 도수는 0.5% 낮지만 풍미는 더 진한 편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정식 수입된 제품은 아닙니다.
애당초 1980년대 후반 이후 일본에서는 Dry 맥주를 위시한 가벼운 라거 맥주의 시대가 왔던 부분을 감안해 본다면, 클래식 라거 → 이치방 시보리로 가면서 쓴 맛이 줄고 가벼워졌다는 셈으로, 클래식 라거 캔 하단에도 작은 글씨로 Rich and Full Body라고 하는군요. 4.5% 라거 맥주에서 풀바디라고 해봤자 큰 차이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맑은 편에 완연한 금색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홉에서 오는 쌉싸래하면서 약간 쏘는 풀내음과 아주 연한 정도의 밝은 맥즙의 단 내도 올라왔습니다. 약간의 곡류에서 오는 고소한 향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탄산 기는 보통으로 특별히 많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벼운 편에 속한다 봅니다. Rich and Full Body라고는 말하지만 스타일 한계가 있어 무난하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라는 평가입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초반에만 살짝 나타나는 편이었고 중후반부터는 우선 홉에서 오는 쌉쌀한 풀 맛이 있고 곡류에서 오는 텁텁함과 고소함 또한 뒤이어 옵니다.
누구나 기억했을 법한 생애 맥주를 처음 마셨을 때 느꼈을법한 찡한 곡물+홉 맛이 제법 있었던 맥주로, 깔끔하기만 하지 않은 옛 페일 라거 맛이 있었습니다. 맥주 맛 자체는 비교적 직선적이고 단순한 편이나 80-90년대에 어른들 몰래 맛만 봤던 맥주 맛에 근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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