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종류] 벨기에 밀맥주 스타일, 벨지안 화이트(Witbier)

가장 대표적인 호가든

'벨지안 화이트', 'Witbier', 'Wittebier' 모두들 낯선 명칭일지라도  이 스타일을 가장 대표하는 맥주인 위를 보면 모르는 분이 없을 겁니다.   호가든(Hoegaarden)하면 떠올려지는 맥주의 이미지인  탁하지만 밝은 색상과 인상, 달콤하고 향긋한 내음,  부드러운 거품에 가벼운 무게감 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여성분들에게 선호받는 맥주가 되게 하였죠. 


그 인기는 이를 한국에서 OEM으로 생산하도록 만들었을 정도니까요. 호가든을 비롯한 정석적인 이 스타일에 속하는 제품들은  기울임 꼴로 적힌 특징들을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 이 스타일은 '벨지안 화이트', 즉 벨기에의 화이트 맥주, 혹은 벨기에 브라 방트 지방어로 Witbier (하얀 맥주),  때때로 Wittebier (밀맥주)라는 식으로 표기되는데, 독일식 밀맥주인 Weissbier(하얀 맥주), Weizen(밀) 등으로  불리는 것을 볼 때, 벨기에식 밀맥주 또한 같은 방식임을 알 수 있죠.   


밀이라는 공통적인 재료, 상면 발효방식, 여과되지 않은 탁함이  두 국가의 밀맥주 간의 공통점이지만, 그 결과물이 주는 맛과 향은 둘 사이를 완전히 갈라놓게 만듭니다. 

 

Witbier(벨)와 Weissbier(독)의 차이를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향신료(Spice)입니다. 맥주 순수령의 영향으로 맥주에 첨가물을 넣는 행위에  부정적인 독일과는 달리, 맥주 순수령과 전혀 관련 없는 벨기에는 예로부터 다양한 향신료와 과일들을 첨가했는데, 벨지안 화이트는 홉의 사용 빈도나 영향력이 지금처럼  절대적이지 않았던 중세 시절 야생초나 Herb 등을 넣는 Gruit 맥주에서 파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벨지안 화이트 특유의 향긋함과 달콤함을 생성하는 재료는  오렌지 껍질(Orange Peel) & 코리엔더(Coriander)입니다. 오렌지 껍질은 밀 맥주 안에서 달콤한 맛에 주로 관여하며,  우리말로 '고수'라 불리는 코리엔더는 싸하고 상쾌한 기운을 기여하죠.   

 

물론 양조장에 따라, 특히 마이크로 브루어리(Micro Brewery) 들에서는  꼭 두 종류만 고집하지는 않고 다양한 향신료와 과일들을 사용하지만,  벨지안 화이트 스타일을 대표하는 일반적 제품들에서는 두 재료가 정석입니다.

오렌지 껍질 & 코리엔더가 벨지안 화이트와 바이스비어(독)를 구분하는 가장 큰 재료인 것은 맞지만, 그 이외에도 다른 요소가 있는데 이는 벨지안 화이트에 사용되는 전용 효모입니다.  

 

독일식 밀맥주 효모는 바나나, 정향과 같은 맛을 주로 내지만, 벨기에식 밀맥주 효모는 사과, 요거트, 우유와 같은 맛을 내는데,  다양한 양조장의 고유의 효모들의 종류만도 셀 수 없이 많으니 벨기에 식이 바나나를, 독일식이 사과, 요구르트를 낼 수도 있으나,  벨기에식 밀맥주 효모는 향신료와 잘 어울리는 산뜻함과 알싸함을, 독일식 밀맥주 효모는 밀에 잘 어울리는 진함에 맞춰져 있는 것을  자가 양조 시 같은 레시피에 벨기에 독일 밀맥주 효모를 따로 투여했을 때 그 결과물을 통해 뚜렷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OEM을 통해 양조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Witbier' 지만, 이도 불과 50년전 필스너 맥주의 침공으로 고사 직전이었던 것을 '피에르 셀리스(Pierre Celis)' 옹이 회생시키지 않았다면, 한 때 벨기에 어디 어디에 있던 역사 속의 맥주가 될 뻔했습니다.

 

이전의 '셀리스 화이트' 편에서 그 일화를 설명한 적이 있는데, 호가든(Hoegaarden) 양조장의 설립자이자 Witbier 벨기에 맥주의 명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그가 탄생시킨 벨지안 화이트 '호가든' 은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에 내놓은 제품은 미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에 영향을 주어 그들의 도전정신, 실험정신과 결합해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되었으며 작년 4월 9일 그가 영면한 후에도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벨기에식 밀맥주와 독일식 밀맥주의 차이점을 체험하고 싶다면 오줌싸개 동상이 라벨의 '블랑쉬 드 브뤼셀(Blanche DeBruxelle,벨)' 과 '에딩거(Erdinger, 독)'를 비교시음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벨지안 화이트의 고유의 향과 맛이 달콤해서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이 독이 되어 몇몇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분들께는 독일식 밀맥주인 바이스비어(Weissbier)가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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